allsnsrank
회원가입

산막에서 태어난 나의 노래들

권대욱TV
구독자 5.6만명
조회수 2,593회 · 좋아요 13 · 참여율 0.50% · 2026-09-08 📊 채널 정보 보기 ▶ 유튜브

지금 보고 있는 영상

산막에서 태어난 나의 노래들
조회수 2,593
영상 설명 · 눌러서 펼치기
9월도 이제 중반으로 접어듭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달라졌습니다. 한낮에는 아직 햇살이 따갑지만,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끝에는 벌써 가을 냄새가 묻어납니다.
산막 주변 풀들도 조금씩 빛이 바래고,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도 한여름 때와는 어딘가 다릅니다.
가을이 오고 있는 거지요.
이맘때가 되면 이상하게 음악이 더 잘 들립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노랫말 하나가 마음에 걸리고, 오래전에 들었던 노래 한 곡에 잊고 지냈던 사람과 시간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산막에서 불렀던 나의 노래들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산막에서 지내다가 심심할 때, 생각나는 대로 불렀던 노래들입니다.
운전하실 때도 좋고, 일하실 때 그냥 틀어놓으셔도 좋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끄시면 되고요. 하하.
산막이라고 맨날 한가한 건 아닙니다.
여기도 일이 많아요. 풀도 베어야 하고, 비바람 지나간 자리는 손볼 데가 생기고, 고장 난 것도 고쳐야 하고, 사람이 오면 또 반갑게 사람을 맞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이것저것 하다 보면 해가 어느새 산 너머로 기울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할 일이 뚝 끊길 때가 있습니다.
바람만 나뭇잎을 건드리고 어디선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울고, 산막에는 갑자기 조용한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럼 좀 심심해집니다.
예전에는 심심하면 뭘 자꾸 하려고 했어요.
뭔가를 해야 시간을 잘 보내는 줄 알았고, 가만히 있으면 괜히 하루를 허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안 그럽니다.
심심하면 좀 심심한 거죠, 뭐.
따뜻한 차 한잔 따라놓고 문밖의 산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구름이 지나가는 것도 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도 보고, 조금씩 가을빛으로 변해가는 산도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PC를 켜고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한 곡씩 들어봅니다.
노래를 듣다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때는 별것 아니었던 일이 세월이 지나고 나면 그리움이 되어 있고, 그때는 몰랐던 마음이 노래 한 곡을 듣다가 문득 이해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컴퓨터가 참 많이 도와줍니다.
생각나던 이야기가 노래가 되기도 하고, 오래된 기억에 음악을 입혀보기도 하고, 그렇게 산막의 심심한 시간이 한 곡의 노래가 되기도 합니다.
살아보니까 그렇더라고요.
바쁜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것.
그것도 삶의 기술인 것 같습니다.
꼭 뭘 대단하게 해야 좋은 하루인 것은 아니더라고요.
차 한잔 잘 마시고, 노래 한 곡 천천히 듣고, 가을바람 한번 실컷 맞아보고,
오늘 하루의 심심함도 심심한 대로 잘 즐기고.
그러다 문득 지나간 날 하나 떠올려보고.
그 정도면 됐죠, 뭐.
가을은 참 묘한 계절입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게 만드는 계절이라기보다, 살아온 시간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절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을에는 오래된 노래가 더 좋고, 오래된 사람도 생각나고, 지나간 시간도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산막에서 태어난 나의 노래들.
대단한 노래들은 아닙니다.
산에서 살다가, 심심한 날 하나 만들고, 옛날 생각나는 날 또 하나 만들고, 그렇게 하나둘 쌓인 노래들입니다.
운전하실 때나 일하실 때, 혹은 가을 저녁 차 한잔하실 때 그냥 한번 틀어놓아 보세요.
노래 한 곡쯤은 여러분의 오래된 기억 하나를 슬쩍 건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노래가 영 시원찮으면 너무 뭐라 하지는 마시고요.
산막에서 심심해서 만든 노래가 이 정도면 됐죠, 뭐.
하하.
올가을도 너무 바쁘게만 보내지 마시고,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들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