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곰과 제비 그리고 쏘가리 / 부제 : 고마나루와 연미산 그리고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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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복 피싱로그 #1
곰과 제비 그리고 쏘가리
고마나루와 연미산 그리고 금강
여기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동물 세 마리가 잘 어울려 사는 곳이 있다.
공주를 감아 흐르는 금강에서 곰은 전설 속에 살고, 제비는 남겨진 지명 속에 살며, 쏘가리는 흐르는 강물 속에 산다.
곰이 전설속에 살고 있는 고마나루는 공주 금강의 유명한 강변유원지였던 곳으로, 예전에는 흔히 곰나루라고 불렀다. 한자로 웅진(熊津)이라 하니, 그 뜻을 풀어도 딱 곰나루다.
웅진은 공주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곳이 단순히 강변의 작은 나루터만은 아니었을 터.
백제는 강성해진 고구려의 기세에 밀려 한성에서 웅진으로 수도를 옮겼다. 지금의 공주, 금강 남쪽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북쪽에서 말을 타고 거칠게 달려오는 세력이 두려웠을까. 백제는 오랑캐가 말을 달려 쉽게 건널 수 없는 금강을 방어막으로 삼고, 지금의 공산성과 정지산 기슭에 새로운 도읍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렇게 수도를 옮긴 백제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도읍의 정당성을 설명할 이야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고마나루의 곰 전설이 생겨났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이다.
연미산 기슭 어딘가에 곰의 굴이 있었고, 그 굴에는 처녀곰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나무하러 온 총각 나뭇꾼을 붙잡아 굴에 가두고, 아이 둘을 낳아 함께 살았다.
하지만 나뭇꾼은 결국 금강을 건너 도망쳤고, 곰은 아이 둘과 함께 연미산 절벽에서 몸을 던져 금강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다.
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납치와 감금, 강요된 관계와 아이를 동반한 자살까지~!!다시 보면 꽤나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과 이물이 만나 자식을 낳고, 그 관계가 비극으로 끝나는 이물교혼담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고마나루에는 그 곰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금강을 건너 멀어져 간 사랑을 기다리는 곰의 마음이, 아직도 강변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제비가 살고 있는 연미산이라는 이름에도 무슨 전설이 있을까 싶었지만, 이곳은 의외로 심플하다.
산세가 제비꼬리처럼 두 갈래로 쭉 뻗어 있어서 연미산이라고 한다.
나라면 뭐~ 도망간 나뭇꾼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집을 짓고 살았는데, 제비가 신혼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 한 마리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더 만들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냥 내 상상이고, 연미산은 제비꼬리를 닮은 산세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다만 지금의 연미산은 예전의 전설만 남아 있는 곳은 아니다.
예술가들의 작품이 길가에 전시되어 있는 살아 있는 미술관 같은 곳이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니, 옛날에는 곰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있는 셈이다.
연미산을 끼고 있는 쌍신공원에 가면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도 만날 수 있다.
높이 날아오르는 잠자리를 쫓아 제비들이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 연미산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니구나 싶다.
이렇게 곰과 제비를 억지로 엮어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두 동물과 장소를 가로지르는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쏘가리가 살고 있는 금강이다.
고마나루와 연미산을 끼고 흐르는 금강.
곰의 전설을 품고, 제비의 이름을 품고, 그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떠받치고 있는 강이다.
금강의 옛이름을 곰강이라고도 했다 하고, 조금 더 흐르면 백마강이 된다.
한강에서 곰강으로 곰강에서 백마강으로 간 백제가 금강 하구를 통해 들어 온 나당연합군에게 그 강가에서 멸망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강물 속에는 지금도 쏘가리가 살고 있다.
여울이 좋아지면 힘차게 여울을 거슬러 오르고, 물살이 약해지면 바위틈에 몸을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가는 금강의 쏘가리.
곰과 제비는 오래된 전설과 지명 속에 남아 있지만, 쏘가리는 오늘도 이 강물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어쩌면 백제 사람들이 금강의 쏘가리를 보았다면, 곰의 전설뿐 아니라 쏘가리의 전설도 만들어 이야기했을 것이다.
어떤 쏘가리는 금강의 여울을 거슬러 올라가 왕이 되었다거나, 어떤 쏘가리는 백제의 병사들을 도왔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쯤 나도 그 전설을 찾아 더욱 신나서 쏘가리를 낚으러 다녔을 텐데~!!
곰과 제비 그리고 쏘가리.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동물이지만, 금강이라는 한 공간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곰은 전설 속에 남아 있고, 제비는 산 이름 속에 남아 있으며, 쏘가리는 여전히 금강의 물속을 헤엄친다.
오늘도 나는 그 천년의 시공을 넘어 전설과 현재를 가로질러 흐르는 그 금강으로 간다.
고마나루와 연미산을 지나 도도히 흐르는 금강.
그 강물 속에 펄펄~ 살아 있는 쏘가리를 만나러 간다.
곰과 제비 그리고 쏘가리
고마나루와 연미산 그리고 금강
여기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동물 세 마리가 잘 어울려 사는 곳이 있다.
공주를 감아 흐르는 금강에서 곰은 전설 속에 살고, 제비는 남겨진 지명 속에 살며, 쏘가리는 흐르는 강물 속에 산다.
곰이 전설속에 살고 있는 고마나루는 공주 금강의 유명한 강변유원지였던 곳으로, 예전에는 흔히 곰나루라고 불렀다. 한자로 웅진(熊津)이라 하니, 그 뜻을 풀어도 딱 곰나루다.
웅진은 공주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곳이 단순히 강변의 작은 나루터만은 아니었을 터.
백제는 강성해진 고구려의 기세에 밀려 한성에서 웅진으로 수도를 옮겼다. 지금의 공주, 금강 남쪽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북쪽에서 말을 타고 거칠게 달려오는 세력이 두려웠을까. 백제는 오랑캐가 말을 달려 쉽게 건널 수 없는 금강을 방어막으로 삼고, 지금의 공산성과 정지산 기슭에 새로운 도읍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렇게 수도를 옮긴 백제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도읍의 정당성을 설명할 이야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고마나루의 곰 전설이 생겨났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이다.
연미산 기슭 어딘가에 곰의 굴이 있었고, 그 굴에는 처녀곰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나무하러 온 총각 나뭇꾼을 붙잡아 굴에 가두고, 아이 둘을 낳아 함께 살았다.
하지만 나뭇꾼은 결국 금강을 건너 도망쳤고, 곰은 아이 둘과 함께 연미산 절벽에서 몸을 던져 금강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다.
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납치와 감금, 강요된 관계와 아이를 동반한 자살까지~!!다시 보면 꽤나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과 이물이 만나 자식을 낳고, 그 관계가 비극으로 끝나는 이물교혼담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고마나루에는 그 곰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금강을 건너 멀어져 간 사랑을 기다리는 곰의 마음이, 아직도 강변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제비가 살고 있는 연미산이라는 이름에도 무슨 전설이 있을까 싶었지만, 이곳은 의외로 심플하다.
산세가 제비꼬리처럼 두 갈래로 쭉 뻗어 있어서 연미산이라고 한다.
나라면 뭐~ 도망간 나뭇꾼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집을 짓고 살았는데, 제비가 신혼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 한 마리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더 만들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냥 내 상상이고, 연미산은 제비꼬리를 닮은 산세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다만 지금의 연미산은 예전의 전설만 남아 있는 곳은 아니다.
예술가들의 작품이 길가에 전시되어 있는 살아 있는 미술관 같은 곳이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니, 옛날에는 곰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있는 셈이다.
연미산을 끼고 있는 쌍신공원에 가면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도 만날 수 있다.
높이 날아오르는 잠자리를 쫓아 제비들이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 연미산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니구나 싶다.
이렇게 곰과 제비를 억지로 엮어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두 동물과 장소를 가로지르는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쏘가리가 살고 있는 금강이다.
고마나루와 연미산을 끼고 흐르는 금강.
곰의 전설을 품고, 제비의 이름을 품고, 그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떠받치고 있는 강이다.
금강의 옛이름을 곰강이라고도 했다 하고, 조금 더 흐르면 백마강이 된다.
한강에서 곰강으로 곰강에서 백마강으로 간 백제가 금강 하구를 통해 들어 온 나당연합군에게 그 강가에서 멸망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강물 속에는 지금도 쏘가리가 살고 있다.
여울이 좋아지면 힘차게 여울을 거슬러 오르고, 물살이 약해지면 바위틈에 몸을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가는 금강의 쏘가리.
곰과 제비는 오래된 전설과 지명 속에 남아 있지만, 쏘가리는 오늘도 이 강물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어쩌면 백제 사람들이 금강의 쏘가리를 보았다면, 곰의 전설뿐 아니라 쏘가리의 전설도 만들어 이야기했을 것이다.
어떤 쏘가리는 금강의 여울을 거슬러 올라가 왕이 되었다거나, 어떤 쏘가리는 백제의 병사들을 도왔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면 지금쯤 나도 그 전설을 찾아 더욱 신나서 쏘가리를 낚으러 다녔을 텐데~!!
곰과 제비 그리고 쏘가리.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동물이지만, 금강이라는 한 공간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곰은 전설 속에 남아 있고, 제비는 산 이름 속에 남아 있으며, 쏘가리는 여전히 금강의 물속을 헤엄친다.
오늘도 나는 그 천년의 시공을 넘어 전설과 현재를 가로질러 흐르는 그 금강으로 간다.
고마나루와 연미산을 지나 도도히 흐르는 금강.
그 강물 속에 펄펄~ 살아 있는 쏘가리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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