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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씨앗노지심기재배 #취나물밭의 천사부부

조회수 293회 · 좋아요 3 · 2026-06-20 📊 채널 정보 보기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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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씨앗노지심기재배 #취나물밭의 천사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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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20 비오는날

취나물밭의 천사부부

오늘은 정말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나무도, 꽃도,
산나물도 모두 고개를 들고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단비였습니다.

평창읍에 다녀오려던 길에는 바람에 쓰러진 오래된 아카시아나무가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사람도 순순히 길을 양보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후가 되자 비는 보슬보슬 부드럽게 내렸습니다. 반려견 알로를 데리고 마을로 운동을 나갔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이번에 귀촌하신 이근철 님을 만났습니다.
별천지마을펜션을 운영하시면서 산나물 농사도 짓고 계십니다.
부인께서는 마을 부녀회 총무를 맡아 봉사하고 계십니다.

취나물밭에서 만난 우리는 한동안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저는 작년에 겨울이 걱정이었습니다.

남편은 26년 동안 마을 윗길의 눈을 치워왔습니다.
하지만 몸이 아파 이제는 예전처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근철 님께서 트랙터로 별천지마을 윗마을 5킬로 구간의 눈을 치워 주신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런 순간에 다시 깨닫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이근철님 부부가 취나물밭에서
풀을 뽑고 있습니다

저는 취나물밭으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작년에 심은 취나물은 봄에 첫 수확을 마치고 어느새 두 번째 순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씨앗으로 심은 어린 취나물들이 비닐 구멍 사이로 파랗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다 보니 취나물들이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흙속에서는 답답했는데 세상에 나오니 시원하네요."

"별천지마을은 푸른 성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성 같아요."

"내가 태어난 곳이 참 좋아요."

혼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씨앗으로 심은 곳은 아직 어린아이들처럼 작고 여립니다. 모종으로 심은 곳은 제법 어른 티가 납니다. 같은 취나물인데도 자라는 모습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풀입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풀들이 취나물보다 먼저 자라납니다. 취나물을 다 수확할 때까지 적어도 여덟 번은 풀을 뽑아야 합니다.

산골 농부의 허리는 쉴 날이 없습니다.

한 포기의 취나물을 키우기 위해 봄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땀을 쏟아야 하는지 모릅니다.

문득 산에서 울어대던 뻐꾸기 소리가 떠올랐습니다.

봄부터 그렇게 슬피 울던 뻐꾸기는 혹시 이 작은 취나물들을 위해 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비를 맞으며 쏘옥 올라온 연둣빛 취나물들을 바라보니 마음이 벅차올랐습니다.

농부의 기쁨은 거창한 데 있지 않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고, 연한 잎 하나가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이면 충분합니다.

오늘 밤에는 천사들이 내려와 취나물밭의 풀을 뽑아주면 좋겠습니다.

왜냐고요?

산골 농부 부부가 너무 착해서가 아니라, 허리가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혼자 피식 웃어봅니다.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반가운 비를 주신 하늘께 감사하고, 눈 치우는 봉사를 해주시는 이웃께 감사하고, 파랗게 자라나는 취나물에게 감사하고, 오늘도 함께 걸어준 알로에게 감사합니다.

감사는 행복의 씨앗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제 마음밭에는 감사라는 씨앗이 하나 더 심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