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소리로 여행하는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밤 🎥 | 살살클럽 오프 더 레코드 E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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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소리로 여행하는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밤 🎥 | 살살클럽 오프 더 레코드 E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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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여행하는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밤]
늦은 밤, 침대 위였다. 노트북 화면에서는 오래된 영화가 흘러가고 있었다. 낮게 깔리는 대사, 오래된 현악 선율, 멀리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 볼륨을 한 칸 줄이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철커덩, 철커덩.
바퀴가 이음매를 밟는 소리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어느새 나는 기차 안에 앉아 있었다. 언제 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통로까지 사람들로 빼곡한 객차에는 삶은 달걀 까는 소리와 사이다 캔 따는 소리, 웃음소리가 뒤섞였다. 손에 든 신문에는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9월 개막.' 1996년 9월이었다. 이상하게도 놀랍지 않았다.
사람들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부산역에 내렸다. 발길은 저절로 남포동으로 향했다. 어깨가 부딪힐 만큼 북적이는 골목, 호떡 굽는 기름 소리와 노점상의 호객, 카메라 셔터 소리. 어느새 매표소 줄 맨 앞에 서 있었고, 처음 보는 감독의 영화 한 편을 짚자 매표원이 도장을 찍어 표를 건넸다. 짤랑, 잔돈 떨어지는 소리.
만석의 극장, 통로 계단에까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불이 꺼지고 웅성거림이 가라앉자, 영사기가 탁, 탁, 탁— 돌기 시작했다. 수백 명이 동시에 숨을 멈춘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자 박수와 휘파람이 극장 전체로 번졌다.
수영만. 요트들 너머로 커다란 스크린이 밤바다를 등지고 서 있었고, 그 앞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는 소리, 요트들이 삐걱이는 소리, 그 사이로 수천 명의 낮은 속삭임이 퍼졌다. 스크린에 빛이 흐르자 그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조용해졌고, 그 순간의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다정했다.
영화보다 이 순간을 더 붙잡고 싶었다. 상영이 끝나갈 무렵 폭죽이 하늘로 쏘아 올랐고, 수천 개의 얼굴이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축제의 마지막 밤이라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눈을 감았다.
어둑한 천장, 침대 위였다. 노트북 화면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고, 귓가에는 아직 영사기 소리와 수천 명의 환호가 남아 있었다. 꿈이었는데도 이상하리만치 생생했다. 그 북적임이 첫 번째 영화제의 온기였을 것이다. 나는 노트북을 조용히 덮고 다시 눈을 감았다.
[타임라인]
00:00:00 인트로
00:00:45 부산행 무궁화호 🚂
00:08:25 남포동 PIFF 광장 🎬
00:21:51 부산극장 🎞
00:46:12 수영만 야외상영장 🎆
01:09:23 아웃트로
#asmr #백색소음 #BIFF #사사클럽 #KBS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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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침대 위였다. 노트북 화면에서는 오래된 영화가 흘러가고 있었다. 낮게 깔리는 대사, 오래된 현악 선율, 멀리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 볼륨을 한 칸 줄이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철커덩, 철커덩.
바퀴가 이음매를 밟는 소리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어느새 나는 기차 안에 앉아 있었다. 언제 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통로까지 사람들로 빼곡한 객차에는 삶은 달걀 까는 소리와 사이다 캔 따는 소리, 웃음소리가 뒤섞였다. 손에 든 신문에는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9월 개막.' 1996년 9월이었다. 이상하게도 놀랍지 않았다.
사람들의 흐름에 몸을 맡기듯 부산역에 내렸다. 발길은 저절로 남포동으로 향했다. 어깨가 부딪힐 만큼 북적이는 골목, 호떡 굽는 기름 소리와 노점상의 호객, 카메라 셔터 소리. 어느새 매표소 줄 맨 앞에 서 있었고, 처음 보는 감독의 영화 한 편을 짚자 매표원이 도장을 찍어 표를 건넸다. 짤랑, 잔돈 떨어지는 소리.
만석의 극장, 통로 계단에까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불이 꺼지고 웅성거림이 가라앉자, 영사기가 탁, 탁, 탁— 돌기 시작했다. 수백 명이 동시에 숨을 멈춘 것 같았다. 영화가 끝나자 박수와 휘파람이 극장 전체로 번졌다.
수영만. 요트들 너머로 커다란 스크린이 밤바다를 등지고 서 있었고, 그 앞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는 소리, 요트들이 삐걱이는 소리, 그 사이로 수천 명의 낮은 속삭임이 퍼졌다. 스크린에 빛이 흐르자 그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조용해졌고, 그 순간의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다정했다.
영화보다 이 순간을 더 붙잡고 싶었다. 상영이 끝나갈 무렵 폭죽이 하늘로 쏘아 올랐고, 수천 개의 얼굴이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축제의 마지막 밤이라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눈을 감았다.
어둑한 천장, 침대 위였다. 노트북 화면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고, 귓가에는 아직 영사기 소리와 수천 명의 환호가 남아 있었다. 꿈이었는데도 이상하리만치 생생했다. 그 북적임이 첫 번째 영화제의 온기였을 것이다. 나는 노트북을 조용히 덮고 다시 눈을 감았다.
[타임라인]
00:00:00 인트로
00:00:45 부산행 무궁화호 🚂
00:08:25 남포동 PIFF 광장 🎬
00:21:51 부산극장 🎞
00:46:12 수영만 야외상영장 🎆
01:09:23 아웃트로
#asmr #백색소음 #BIFF #사사클럽 #KBS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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