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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칸의 죄 [윤정호의 앵커칼럼]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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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칸의 죄 [윤정호의 앵커칼럼]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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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몸 가릴 방 한 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인가.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

김사인은 박영한의 중편소설 제목을 빌려 이 시를 썼습니다. 가난했던 박영한은 가족이 살고, 자신이 글을 쓸 방을 구하려 서울 곳곳을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망망천지에 몸 하나 누일 방 한 칸 찾기가 그토록 어려웠습니다. 그 좌절과 설움을 자전적 소설에 담담히 담았습니다.

"돌아왔다. 집으로."

흔하디흔한 #집 한 채처럼 보여도 누군가에게 집은 세파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울타리 입니다. 박 작가에게는 상처투성이가 된 영혼이 기거할 '지상의 방 한 칸' 입니다. 한국인들이 집 한 채를 마련하려 평생을 바치는 것도 그 때문 일 겁니다.

그런데 정부가 서민의 #소망 을 죄악시하고,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습니다.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올리고, 실제로 살지 않는 1주택자까지 투기꾼 취급 합니다.

하지만, 장관을 시키려는 후보자들조차 그 엄격한 잣대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보통의 한국인처럼 '지상의 방 한 칸'을 위해 분투했을 텐데, 버거워 보입니다.

"그것이 철거민 특별공급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주거사다리를 통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철거민 딱지로 일가가 아파트를 받은 국방장관 후보자, 장모 차입금 등으로 이른바 '영끌'한 국토장관 후보자.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17년 동안 자기 아파트에 주소를 둔 건 딱 4개월 이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소유한 아파트에 지금 살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 대출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 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대출 없이 전셋집 구하고, 대출 없이 집 살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가족이 살 집 마련하겠다고 대출받고, 전셋집 옮겨 다니고,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까지 투기 징표로 모는 게 옳은 일인지요?

땀 흘려 일하면 누구나 '지상의 방 한 칸'에 편하게 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억지로 만들어 주겠다는 순간, 집은 무너집니다.

9월 17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방 한 칸의 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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