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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 1천600년 전 백제 '대형 나무 물탱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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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 1천600년 전 백제 '대형 나무 물탱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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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남한강을 따라 충주 분지로 들어서는 길목에
위치한 충주 장미산성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이곳에서 1천600년 전인 5세기,
백제가 만든 최대 규모의 나무 물탱크가
온전한 형태로 발굴됐습니다.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함께
쏟아져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허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남한강 수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충주 장미산성.

산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계곡부,
즉 성 안의 물길과 지하수가 모여드는 곳에서
정교하게 짜 맞춘 거대한 목조 시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성 도읍 시기 백제 유적 가운데
최대 규모로 확인된 목조 집수지입니다.

7미터에 달하는 대형 목재를 이어붙이지 않고 통째로 9단까지 쌓아 올렸고,
모서리는 서로 정교하게 맞물리도록
가공했습니다.

◀ st-up ▶
"온전한 형태로 발굴된 집수지는 습기에 강한 밤나무와 단단한 참나무가 함께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물길이 모이는 습윤한 환경과
상부를 덮은 두꺼운 점토층이
밀폐 상태를 만들면서, 1천600년 전
고목재가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 SYNC ▶ 최관호/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특별연구원
"수침 고목재라고 표현드렸는데요. 지금 나무 상태 너무 좋죠. '정말 이게 1천600년 전 거야? 지금 당장 나무 잘라다가 갖다 놔도 이렇겠는데?' 라고 생각하실 만큼 보존 상태가 너무 좋습니다."

이 집수지는 최대 8만 3천 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성 안에 머무는 300명이
두 달 반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보입니다.

발굴단은 이 집수지 내부의 흙을
전부 물에 씻어내는 물체질 작업으로
미세 유물까지 건져냈습니다.

바닥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소 코뚜레가 발굴돼 당시 농경과
물자 운송에 가축을 이용했던 단서가
확인됐습니다.

또 버들과 참나무로 만든 삼태기와
온전한 형태의 철제 도끼,
복숭아 씨앗과 동물 뼈까지 발굴돼
당시 생활상이 생생하게 복원됐습니다.

◀ INT ▶노명구/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장
"이곳이 단순한 방어 시설이 아니라 중원의 기술과 조직으로 관리되었었던 중원의 핵심 경영의 중심이었다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연구소는 올해 연말까지 관련 유물을
공개하는 한편, 산 정상부 등에 대한
5년간의 추가 발굴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단순한 군사 방어기지를 넘어,
1천600년 전 백제인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거주하고 생활했는지
그 구체적인 삶의 궤적을 밝혀내는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