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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 냉장고 50도로 달궜다…동시다발 해킹, 배후에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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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 냉장고 50도로 달궜다…동시다발 해킹, 배후에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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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슈퍼마켓 냉장고에 가득 차 있던 식품들이 한꺼번에 쓰레기통으로 향합니다. 냉동식품부터 고기와 유제품까지 모조리 상해버리면서 진열대는 텅 비었는데요. 누군가 멀쩡한 냉장고의 온도 설정을 영상 50도까지 높여버린 겁니다.

유럽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슈퍼마켓 냉장고를 공격하는 황당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최대 700개 매장이 공격받은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스웨덴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튿날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도 피해가 확인되면서 공격받은 국가는 최소 11개국으로 늘어났는데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는 슈퍼마켓 4곳의 냉장설비가 해킹당해 보관 중이던 식품을 모두 폐기해야 했습니다. 현지 업체 관계자는 "피해액이 수천 유로에 달한다”며 “모든 상품을 버려야 했다"고 밝혔는데요. 벨기에에서도 수십 개 매장이 피해를 입었고 영국에서는 정육업체의 냉동고가 갑자기 해동되기 시작했습니다.

해커들의 공격은 식료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혈액 보관시설까지 공격받았습니다.

프랑스 국립혈액원은 지난 2일 수혈용 혈장 등을 보관하는 냉장·냉동시설 3곳이 해킹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커들은 평소 영하 30도로 유지되던 냉동고의 온도 설정값을 무려 영상 110도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냉동고를 사실상 오븐처럼 작동하도록 설정한 겁니다.

자칫하면 환자들에게 공급될 혈장이 대량으로 손상될 수도 있었던 상황. 다행히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직원들이 급히 다른 시설로 옮겼고, 혈액제제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사이버 테러에 그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일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러시아를 지목했습니다. 사이버보안업체 루포비스는 공격자들이 사용한 서버가 과거 러시아 해킹 조직이 이용했던 것과 동일하다며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의 소행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주요 기반시설을 교란하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전투기나 미사일을 동원하지 않고도 유럽 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방식인데요.

다만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루마니아 사이버보안 당국은 오히려 공격 수법이 다소 아마추어적이라며 국가 차원의 개입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번 공격을 식품 공급망을 교란하려는 고의적인 시도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더욱이 지난 8월에는 미국 군사기지 최소 6곳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냉장설비 고장이 잇따라 발생해 미 국방부가 해킹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연쇄 공격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 이어 미국 군사기지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보고되면서 해킹 공격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냉장고 #유럽 #러우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