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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도 ‘사기극’ 아니라는 ‘대왕고래’, 정치는 손 떼야 | 이인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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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도 ‘사기극’ 아니라는 ‘대왕고래’, 정치는 손 떼야 | 이인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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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프로젝트’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검증 결과,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의 평가 방법론은 업계 표준에 부합하며 업체 대표 역시 이 분야 전문가임이 확인됐다. 업체 선정 과정에 절차적 하자는 있었으나 경쟁사와 제시 가격이 동일해 특혜를 준 것은 아니란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심해 자원 탐사의 통상 성공 확률이 2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 역시 업계 관행에 따른 시도였다. 애초 민주당과 일부 환경단체들이 제기한 ‘대사기극’ 프레임이 틀렸다는 것을 감사원이 확인해준 셈이다.

자원 탐사를 정치 이벤트로 전락시킨 1차 책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급함과 과욕에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산업부의 신중론을 무시하고, 탐사 자원량 최대치인 “140억 배럴”, “삼성전자 시총 5배” 같은 수치를 동원해 대국민 발표를 강행했다. 게다가 임기 내 성과를 위해 용역 완료 전 시추 기본 계획까지 수립하는 절차적 부실까지 만들었다. 정치적 고려가 화를 자초한 것이다.

민주당 등 당시 야권과 일부 환경단체는 “십중팔구 실패할 사업” “왕 사기꾼의 미몽”이라고 비난하며 “사기극”으로 몰았다. 11번째 성공한 동해 가스전이나 33번 시도 끝에 뚫은 노르웨이 북해 유전처럼 여러 시도 끝에 결실을 맺는 자원 탐사의 속성을 무시하고 과학을 정쟁으로 재단한 것이다. 민주당은 탐사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했고 석유공사 담당 직원들은 7개월 가까이 감사원 감사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 후 석유 메이저 영국 BP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지분 절반 가까이를 투자해 공동 탐사에 나섬으로써 사업성을 뒷받침해주었다.

한국의 자원 개발은 늘 정치가 망치곤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실적주의에 쫓겨 과속했던 해외 자원 개발은 박근혜 정부 들어 부실로 낙인찍혔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산해야 할 적폐로 몰려 초토화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원 개발 실무자들을 검찰과 감사원으로 불러내는 나라에서 도대체 어떤 전문가가 자원 확보에 나서겠는가.

세계는 AI 시대의 도래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와 중동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등 자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의 자원 안보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과학의 영역은 과학으로, 정책 판단은 정책으로 다뤄야 한다. “제발 과학의 영역에 정치가 안 오면 좋겠다”는 현장의 절규를 들으라. 정치는 자원 개발에서 한발 물러나 지켜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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