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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는 남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알지 못했습니다

카메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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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회 · 좋아요 1 · 2026-10-29 📊 채널 정보 보기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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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는 남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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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천 봉구 — 전화기 속에 남은 이름

어린 시절 단천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봉구.

얼굴도 성도 기억나지 않는 동창이었습니다.

어느 날 걸려 온 전화 한 통.

“야, 나 봉구인데. 잘 있었냐?”

세월이 흘러 다시 걸려 온 전화에서는 오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봉구는 오래된 동창에서 돈을 빌려 간 사람으로 기억되었습니다.

그리고 십 년 후.

늦은 밤 휴대전화에 다시 떠오른 이름.

단천 봉구.

이번에도 돈을 빌려달라는 전화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받지 않았습니다.

문자를 남겼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전화가 울릴 때는 피하고 싶었는데, 전화가 멈추자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알고 있던 봉구의 인생은 몇 번의 통화와 오만 원, 그리고 혼자 만들어 낸 추측이 전부였다는 것을.

그가 십 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사람을 경계할 수는 있습니다.

부탁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름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아온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봉구의 전화기에도 오래된 친구의 이름 하나가 여전히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날 밤,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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