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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승원의 ‘결단’으로 포장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 정우상 논설위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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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승원의 ‘결단’으로 포장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 정우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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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청탁을 포함해 각종 논란을 빚었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면서도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다.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표적 수사의 희생양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사퇴를 존중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살신성인”이라고 했다. 온갖 의혹이 쏟아지는 속에서도 인사청문 보고서까지 채택하며 임명을 밀어붙이려다 떠밀리듯 사퇴한 것을 두고 대단한 결단을 한 것처럼 포장하려 했다.

김 의원 사퇴 직후, 전직 보좌진들이 그의 성추행, 추가 음주 운전, 갑질, 회계 부정 등의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탄원서에는 성추행 시기, 보좌진에 대한 상습 폭언, 경기도당 위원장 시절의 회계 문제 등 구체적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김 의원 측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이 있다”고 했고, 청와대는 “인사 관련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애초 임명을 강행하려다 보좌진 탄원서라는 새로운 악재가 추가되면서 방침이 뒤집혔다는 말이 나온다.

김 의원 문제는 그가 사퇴했다고 해서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김 의원은 청탁 로비 외에도 신약 업체 대주주의 영장을 기각했던 판사 사건을 변호한 적 없다는 국회 위증, 판사 아들의 입법 보조원 ‘보은 채용’, 가족 협동조합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신약 임상 청탁 로비도 계엄 직후 기소 유예로 흐지부지됐을 뿐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 성추행과 음주 운전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포함해 국회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김승원·용혜인 사태를 통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두 사람 문제는 기본적인 자료 조사나 평판 조회만 했어도 파악될 사안들이지만 청와대는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 후보자들의 문제를 청와대가 아예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문제를 알고도 임명하려 했다면 누군가 인사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공식 인사 시스템이 아니라 대통령의 ‘성남 측근’들이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나름의 시스템으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부족하다”며 인사 시스템 재점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김승원·용혜인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 인사 참사의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인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건 이재명 대통령 자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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