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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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제천 시내 가로등이 젖은 아스팔트에 길게 번지고, 작업을 끝낸 스튜디오엔 외장하드 진동과 빗소리만 남았다. 그때 석종이에게 전화가 왔다.
“소주 한잔하자.”
갈비집에서 몇 잔을 비운 뒤, 녀석이 말했다.
“나 사람 살려본 적 있어.”
순경 시절, 비 오는 다리 난간에 한 여자가 매달려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무섭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한참을 웃으며 말을 붙이다가 젖은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 피워야 되는데, 불 좀 붙여줘요.”
여자의 시선이 잠깐 아래로 향한 순간, 그는 손목을 잡았다.
“얼음장 같았는데… 안쪽은 따뜻했어.”
한 달 뒤, 같은 비와 같은 다리에서 다시 신고가 왔다. 그리고 일주일 뒤, 그녀는 강에서 발견됐다.
석종이는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손바닥에 남은 온도만 기억했다.
그날 그는 분명 한 사람을 살렸다. 하지만 끝내 구하지는 못했다. 살리는 일과 구하는 일은, 어쩌면 서로 다른 일인지도 모른다.
밖에는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금도 차가운 손목 아래 남아 있는 작은 온기를 믿으며, 누군가를 붙잡고 있을 것이다.
“소주 한잔하자.”
갈비집에서 몇 잔을 비운 뒤, 녀석이 말했다.
“나 사람 살려본 적 있어.”
순경 시절, 비 오는 다리 난간에 한 여자가 매달려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무섭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한참을 웃으며 말을 붙이다가 젖은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 피워야 되는데, 불 좀 붙여줘요.”
여자의 시선이 잠깐 아래로 향한 순간, 그는 손목을 잡았다.
“얼음장 같았는데… 안쪽은 따뜻했어.”
한 달 뒤, 같은 비와 같은 다리에서 다시 신고가 왔다. 그리고 일주일 뒤, 그녀는 강에서 발견됐다.
석종이는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손바닥에 남은 온도만 기억했다.
그날 그는 분명 한 사람을 살렸다. 하지만 끝내 구하지는 못했다. 살리는 일과 구하는 일은, 어쩌면 서로 다른 일인지도 모른다.
밖에는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금도 차가운 손목 아래 남아 있는 작은 온기를 믿으며, 누군가를 붙잡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