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혁이 중국오토바이를 주요 컨텐츠로 다루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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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혁이 중국오토바이를 주요 컨텐츠로 다루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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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나는 꽤 오랫동안 중국 오토바이를 다뤄왔다.
존테스를 시작으로 정말 많은 중국 바이크를 타보고 뜯어보고 고쳐봤고, 나중에는 직접 팔기까지 했다. 이제는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크가 하나 나오면 나한테 먼저 물어보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내 채널을 오래 본 사람이라면 중국 오토바이가 내 콘텐츠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무혁맨은 왜 그렇게 중국 오토바이를 많이 다루냐고.
사실 중국 오토바이? 아니 중국에 대해서 나의 감정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나는 10대때 한 창 중국 스쿠터가 들어올 때 디자인은 끝장나는 클래식 스쿠터를 타왔었고 얼마 타지도 못해 버림질 당하던 품질 이슈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국산 바이크도 마찬가지로... 일본 바이크가 세계 최고라는 생각을 고등학교 3학년 CB400을 타고 다니게 되면서 완전히 굳혀버리게 된다.
20대가 되어 나는 군에 입대를 했다.
골수 밀리터리 덕후인 나는 전차승무 부사관으로 7년 꽉채운 중사 제대를 했는데 이빨이 워낙 쎄서 정신전력 부교관으로 임무수행을 했을때가 있다.
여단에서 대회를 여는데 입상하면 4박5일 포상휴가를 준다는 말에 당시 에치슨 라인 선정 배경 전후, 6.25전쟁 의 전운이 감돌던 시기부터 중공에 의해 백두산 정복이 무산되어 분단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연구를 했던적이 있다. 연구를 하면서 중공에 대한 악감정이 생기지 않을수 없었다. 바로 한 발만 더 가면 백두산인데...
나는 10대때의 직접 겪어본 생생한 경험과 20대 군인일때의 연구 경험 때문인지 나는 스스로 내가 중국 오토바이를 특별히 좋아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냈다. 정확히는 남들보다 더 찐한 색안경을 끼고 중국 오토바이를 바라봤던 사실이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바이크 덕후에게 국가나 색깔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누가 더 괜찮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는지가 중요했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중국 오토바이가 앞으로 분명히 크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남들이 관심을 가지기 전에 먼저 들어가서 공부해놓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중국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 훨씬 안 좋았다. 중국산이라고 하면 싸구려, 카피, 저품질이라는 이미지가 거의 전부였고 사실 그 시절 물건들을 보면 그런 평가를 받아도 딱히 할 말이 없는 제품들도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때부터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중국이 언제까지 이러고 있겠냐는 거였다.
이미 세상의 온갖 물건을 중국에서 만들어내고 있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조업과 자본을 가진 나라가 언제까지 남의 오토바이나 베껴서 싸게 찍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술도 쌓일 것이고 품질도 올라올 것이고, 언젠가는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것 이외의 이유로 중국 오토바이를 선택하는 시기가 올 거라고 봤다.
그래서 남들이 관심 없을 때부터 중국 오토바이를 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혼다, 야마하, 가와사키, 스즈키가 좋은 오토바이를 만든다는 건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CBR이 왜 좋은지, R1이 어떤 바이크인지, 닌자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연구하고 기록했고 조금만 찾아보면 자료가 산더미처럼 나온다.
내가 거기에 리뷰 하나를 더 보탠다고 세상에 없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중국 바이크는 정반대였다.
분명 한국에서 돈 주고 파는 물건인데 도대체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르겠고, 엔진은 어디에서 나온 건지, 이 회사가 중국에서는 어느 정도 되는 회사인지, 중국 현지에서는 무슨 이름으로 팔리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정보의 비대칭이 엄청나게 컸다.
그리고 나는 이상하게 그런 게 재미있었다.
이 새끼는 도대체 누가 만든 거지? 엔진은 어디 거지? 얘네는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회사야?
하나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또 하나가 나왔다. 제조사를 찾아보고 엔진 계보를 뒤지고 OEM 관계를 찾아봤다. 실제 물건이 들어오면 타보고 뜯어봤고 장거리로 굴려봤다. 고장이 나면 그것도 좋은 공부거리였다. 왜 고장 났는지 또 뜯어보고 부품을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점점 깊이 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예상했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옵션 좀 많이 넣고 가격 싸게 파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좋아졌다. 엔진 배기량이 커지고 디자인이 달라지고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같은 부품들의 수준도 달라졌다. 보쉬, 브렘보, KYB 같은 글로벌 부품사들의 이름이 중국 바이크에서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됐고, 남의 엔진을 받아 쓰던 회사들이 자체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기통을 만들더니 4기통을 만들고 이제는 리터급까지 올라왔다.
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중국 오토바이는 여전히 몇 년 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그 차이가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중국 바이크와 내가 직접 타고 뜯어보면서 확인하고 있는 중국 바이크 사이의 간격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니 콘텐츠가 끊길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거봐라. 내 말 맞제?
실제로 나는 꽤 오랫동안 그런 스탠스를 취해왔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들어왔고 실제 시장은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 돌아봐도 그 판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판이 훨씬 컸다.
그걸 완전히 깨닫는 데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은 사실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중국의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으니 오토바이 만드는 기술도 당연히 좋아질 것이고,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붙으면 언젠가는 세계 시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대략 이 정도의 밑그림이었다.
그런데 중국 오토바이를 계속 파고들면서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엔진 하나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그 엔진을 만든 회사의 역사가 나왔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유럽이나 일본 메이커와의 OEM 관계가 나왔다. 부품 하나를 따라가면 세계적인 부품회사들이 이미 중국 제조업의 공급망 안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고, 또 그 회사를 따라가면 자동차 산업이 튀어나왔다.
자동차를 보다 보니 전기차가 나오고 배터리가 나오고 전장산업이 나왔다. 더 들어가면 공작기계와 소재산업까지 줄줄이 연결됐다.
나는 분명 오토바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세계 제조업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같이 공부하고 있었다.
그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산업 인프라가 중국에 만들어지고 있었고, 세계 제조업의 중심 역시 조금씩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처음 그렸던 그림은 중국의 오토바이 회사 몇 곳이 돈을 벌고 기술력을 키우면서 일본과 유럽 메이커들을 따라가는 정도였다. 그런데 4년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니 오토바이는 그 거대한 변화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산업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미래를 보고 먼저 들어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 생각도 맞았다.
그런데 산 하나 넘어가면 대충 뭐가 있는지 다 보일 줄 알았는데 막상 정상에 올라가 보니 그 뒤로 산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던 거다.
내가 그렸던 밑그림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 그림에 담아놓은 세상이 실제보다 너무 작았다.
그걸 깨닫고 나니까 중국 오토바이를 보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신차가 나오면 이제 단순히 최고속이 얼마인지, 옵션이 뭐가 들어갔는지, 가격이 얼마인지보다 왜 이 회사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물건을 만들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이 엔진은 정말 자기들이 만든 건가? 이 기술은 어디에서 왔나? 누구와 손을 잡고 있나? 이 회사가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성장했고 다음에는 뭘 만들려고 하는가?
그래서 QJ를 보고 CF를 보고 론신을 보고 종셴을 보고 별의별 중국 회사를 다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중국 회사라고 전부 한 바구니에 집어넣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어떤 회사는 오랜 기간 OEM을 하면서 제조기술을 쌓았고, 어떤 회사는 외국 회사와 손을 잡거나 인수하면서 기술을 끌어왔고, 어떤 회사는 특정 장르를 죽어라 파면서 자기 영역을 만들었다. 반대로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부품을 사다가 조립해서 껍데기만 바꿔 파는 수준의 회사들도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중국산이라서 좋다'는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중국산이라서 쓰레기다'라는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됐다.
중국산이라고?
그래서 어느 회사 건데?
뭘 직접 만들고 어디서 부품을 가져오는데?
나한테는 그게 훨씬 중요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바이크는 나하고 참 잘 맞았다.
나는 원래 오토바이 한 대를 받아서 며칠 타보고 승차감 좋고 브레이크 잘 듣고 코너 잘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 물건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단순히 시승하는 것보다 제조사를 조사하고 엔진의 뿌리를 찾아보고 OEM 관계를 뒤지는 게 재미있다. 실제 물건을 직접 타보고 뜯어서 내가 조사한 내용과 정말 맞는지도 확인하고 싶다.
중국 바이크는 이렇게 파고들었을 때 계속 뭔가 나왔다.
소재의 밀도가 높았다.
게다가 이 시장은 아직 완성되어 있지도 않았다.
아마 이것도 내가 중국 바이크를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이미 답이 나온 시장보다 답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장을 좋아한다.
일본 오토바이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쌓여온 답안지가 있다. CBR이 왜 좋은 바이크인지, R1이 어떤 의미를 가진 바이크인지 찾아보면 앞선 세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엄청난 기록을 남겨놓았다.
존테스를 시작으로 정말 많은 중국 바이크를 타보고 뜯어보고 고쳐봤고, 나중에는 직접 팔기까지 했다. 이제는 중국에서 새로운 바이크가 하나 나오면 나한테 먼저 물어보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내 채널을 오래 본 사람이라면 중국 오토바이가 내 콘텐츠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다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무혁맨은 왜 그렇게 중국 오토바이를 많이 다루냐고.
사실 중국 오토바이? 아니 중국에 대해서 나의 감정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나는 10대때 한 창 중국 스쿠터가 들어올 때 디자인은 끝장나는 클래식 스쿠터를 타왔었고 얼마 타지도 못해 버림질 당하던 품질 이슈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국산 바이크도 마찬가지로... 일본 바이크가 세계 최고라는 생각을 고등학교 3학년 CB400을 타고 다니게 되면서 완전히 굳혀버리게 된다.
20대가 되어 나는 군에 입대를 했다.
골수 밀리터리 덕후인 나는 전차승무 부사관으로 7년 꽉채운 중사 제대를 했는데 이빨이 워낙 쎄서 정신전력 부교관으로 임무수행을 했을때가 있다.
여단에서 대회를 여는데 입상하면 4박5일 포상휴가를 준다는 말에 당시 에치슨 라인 선정 배경 전후, 6.25전쟁 의 전운이 감돌던 시기부터 중공에 의해 백두산 정복이 무산되어 분단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연구를 했던적이 있다. 연구를 하면서 중공에 대한 악감정이 생기지 않을수 없었다. 바로 한 발만 더 가면 백두산인데...
나는 10대때의 직접 겪어본 생생한 경험과 20대 군인일때의 연구 경험 때문인지 나는 스스로 내가 중국 오토바이를 특별히 좋아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냈다. 정확히는 남들보다 더 찐한 색안경을 끼고 중국 오토바이를 바라봤던 사실이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바이크 덕후에게 국가나 색깔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누가 더 괜찮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는지가 중요했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중국 오토바이가 앞으로 분명히 크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남들이 관심을 가지기 전에 먼저 들어가서 공부해놓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중국 오토바이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 훨씬 안 좋았다. 중국산이라고 하면 싸구려, 카피, 저품질이라는 이미지가 거의 전부였고 사실 그 시절 물건들을 보면 그런 평가를 받아도 딱히 할 말이 없는 제품들도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때부터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중국이 언제까지 이러고 있겠냐는 거였다.
이미 세상의 온갖 물건을 중국에서 만들어내고 있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조업과 자본을 가진 나라가 언제까지 남의 오토바이나 베껴서 싸게 찍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술도 쌓일 것이고 품질도 올라올 것이고, 언젠가는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것 이외의 이유로 중국 오토바이를 선택하는 시기가 올 거라고 봤다.
그래서 남들이 관심 없을 때부터 중국 오토바이를 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혼다, 야마하, 가와사키, 스즈키가 좋은 오토바이를 만든다는 건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CBR이 왜 좋은지, R1이 어떤 바이크인지, 닌자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연구하고 기록했고 조금만 찾아보면 자료가 산더미처럼 나온다.
내가 거기에 리뷰 하나를 더 보탠다고 세상에 없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중국 바이크는 정반대였다.
분명 한국에서 돈 주고 파는 물건인데 도대체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르겠고, 엔진은 어디에서 나온 건지, 이 회사가 중국에서는 어느 정도 되는 회사인지, 중국 현지에서는 무슨 이름으로 팔리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정보의 비대칭이 엄청나게 컸다.
그리고 나는 이상하게 그런 게 재미있었다.
이 새끼는 도대체 누가 만든 거지? 엔진은 어디 거지? 얘네는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회사야?
하나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또 하나가 나왔다. 제조사를 찾아보고 엔진 계보를 뒤지고 OEM 관계를 찾아봤다. 실제 물건이 들어오면 타보고 뜯어봤고 장거리로 굴려봤다. 고장이 나면 그것도 좋은 공부거리였다. 왜 고장 났는지 또 뜯어보고 부품을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점점 깊이 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예상했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옵션 좀 많이 넣고 가격 싸게 파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좋아졌다. 엔진 배기량이 커지고 디자인이 달라지고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같은 부품들의 수준도 달라졌다. 보쉬, 브렘보, KYB 같은 글로벌 부품사들의 이름이 중국 바이크에서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됐고, 남의 엔진을 받아 쓰던 회사들이 자체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기통을 만들더니 4기통을 만들고 이제는 리터급까지 올라왔다.
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중국 오토바이는 여전히 몇 년 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그 차이가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중국 바이크와 내가 직접 타고 뜯어보면서 확인하고 있는 중국 바이크 사이의 간격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니 콘텐츠가 끊길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거봐라. 내 말 맞제?
실제로 나는 꽤 오랫동안 그런 스탠스를 취해왔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들어왔고 실제 시장은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 돌아봐도 그 판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판이 훨씬 컸다.
그걸 완전히 깨닫는 데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은 사실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중국의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으니 오토바이 만드는 기술도 당연히 좋아질 것이고,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붙으면 언젠가는 세계 시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대략 이 정도의 밑그림이었다.
그런데 중국 오토바이를 계속 파고들면서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엔진 하나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그 엔진을 만든 회사의 역사가 나왔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유럽이나 일본 메이커와의 OEM 관계가 나왔다. 부품 하나를 따라가면 세계적인 부품회사들이 이미 중국 제조업의 공급망 안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고, 또 그 회사를 따라가면 자동차 산업이 튀어나왔다.
자동차를 보다 보니 전기차가 나오고 배터리가 나오고 전장산업이 나왔다. 더 들어가면 공작기계와 소재산업까지 줄줄이 연결됐다.
나는 분명 오토바이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세계 제조업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같이 공부하고 있었다.
그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산업 인프라가 중국에 만들어지고 있었고, 세계 제조업의 중심 역시 조금씩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처음 그렸던 그림은 중국의 오토바이 회사 몇 곳이 돈을 벌고 기술력을 키우면서 일본과 유럽 메이커들을 따라가는 정도였다. 그런데 4년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니 오토바이는 그 거대한 변화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산업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미래를 보고 먼저 들어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 생각도 맞았다.
그런데 산 하나 넘어가면 대충 뭐가 있는지 다 보일 줄 알았는데 막상 정상에 올라가 보니 그 뒤로 산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던 거다.
내가 그렸던 밑그림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 그림에 담아놓은 세상이 실제보다 너무 작았다.
그걸 깨닫고 나니까 중국 오토바이를 보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신차가 나오면 이제 단순히 최고속이 얼마인지, 옵션이 뭐가 들어갔는지, 가격이 얼마인지보다 왜 이 회사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물건을 만들었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이 엔진은 정말 자기들이 만든 건가? 이 기술은 어디에서 왔나? 누구와 손을 잡고 있나? 이 회사가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성장했고 다음에는 뭘 만들려고 하는가?
그래서 QJ를 보고 CF를 보고 론신을 보고 종셴을 보고 별의별 중국 회사를 다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중국 회사라고 전부 한 바구니에 집어넣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어떤 회사는 오랜 기간 OEM을 하면서 제조기술을 쌓았고, 어떤 회사는 외국 회사와 손을 잡거나 인수하면서 기술을 끌어왔고, 어떤 회사는 특정 장르를 죽어라 파면서 자기 영역을 만들었다. 반대로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부품을 사다가 조립해서 껍데기만 바꿔 파는 수준의 회사들도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중국산이라서 좋다'는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중국산이라서 쓰레기다'라는 말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됐다.
중국산이라고?
그래서 어느 회사 건데?
뭘 직접 만들고 어디서 부품을 가져오는데?
나한테는 그게 훨씬 중요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바이크는 나하고 참 잘 맞았다.
나는 원래 오토바이 한 대를 받아서 며칠 타보고 승차감 좋고 브레이크 잘 듣고 코너 잘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 물건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단순히 시승하는 것보다 제조사를 조사하고 엔진의 뿌리를 찾아보고 OEM 관계를 뒤지는 게 재미있다. 실제 물건을 직접 타보고 뜯어서 내가 조사한 내용과 정말 맞는지도 확인하고 싶다.
중국 바이크는 이렇게 파고들었을 때 계속 뭔가 나왔다.
소재의 밀도가 높았다.
게다가 이 시장은 아직 완성되어 있지도 않았다.
아마 이것도 내가 중국 바이크를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이미 답이 나온 시장보다 답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장을 좋아한다.
일본 오토바이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쌓여온 답안지가 있다. CBR이 왜 좋은 바이크인지, R1이 어떤 의미를 가진 바이크인지 찾아보면 앞선 세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엄청난 기록을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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