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토바이 제조사 계급도 분석 박무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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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토바이가 요즘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이제 굳이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중국산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중국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에는 우리가 이름조차 모르는 수많은 오토바이 제조사가 있고, 그중에는 외부에서 엔진과 주요 부품을 공급받아 완성차를 조립하는 업체도 있는 반면 엔진 개발부터 완성차 생산, 해외 OEM과 전동화 사업까지 전부 직접 하는 대형 제조사도 있다.
나는 중국 제조사들을 볼 때 개별 모델의 품질보다는 이 회사가 가진 제조업의 범위를 먼저 본다. 이 기준으로 보면 현재 중국 이륜차 업계에서 확실한 1군이라고 할 만한 회사는 QJ, CFMOTO, 론신 정도다.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단순히 대배기량 오토바이를 잘 만든다는 게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건 주로 스포츠바이크나 대배기량 레저 모델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 실제로 큰 물량이 움직이는 시장은 125cc급 커뮤터나 스쿠터, 언더본 같은 생활·상업용 시장이다.
1군 업체들은 이런 시장에서 대량생산으로 돈을 벌면서 동시에 대배기량 레저 시장까지 올라와 있고, 자체 엔진 개발과 외부 공급, OEM, 전동화, 해외 생산 같은 사업까지 함께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QJ는 상당히 재미있는 회사다.
모든 분야에서 1등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사업구조를 펼쳐놓고 보면 유독 빈 곳을 찾기가 어렵다.
소형 커뮤터와 스쿠터 같은 대량생산 제품부터 중대형 레저 바이크까지 라인업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는 4기통과 V4 같은 고성능 다기통 엔진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 이륜차와 ATV 사업이 있고, 자체 개발한 엔진을 자사 완성차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다른 업체에 엔진과 어셈블리, 관련 부품 형태로 공급하는 사업도 상당하다.
해외사업도 이미 꽤 오래됐다. Benelli를 인수한 것이 2005년이고, 지금은 QJMOTOR라는 자체 브랜드까지 세계시장에 깔고 있다. 2025년 Qianjiang의 전체 판매량 약 43만7천 대 가운데 약 23만9천 대가 수출이었으니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제조법인과 생산기지까지 구축했다.
그래서 내가 QJ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 모델 하나가 잘 나와서가 아니다. 상업용 대량생산부터 프리미엄 레저, 엔진사업, 부품공급, OEM, 전동화, 해외 생산까지 제조사가 할 수 있는 사업 대부분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ATV와 UTV는 이미 사업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판매규모와 유통망을 CFMOTO와 비교하기에는 아직 차이가 크다. 이 부분은 그냥 CF가 너무 강하다고 보는 게 맞다.
CFMOTO는 중국 ATV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오토바이 사업까지 함께 성장시킨 회사다. 450급 스포츠바이크에서 675 3기통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V4까지 개발하고 있다.
전기 이륜차는 ZEEHO를 통해 키우고 있으며, KTM과 합작 생산체계를 만든 데 이어 Yamaha와도 중국에서 합작사를 운영한다. QJ가 전체 사업에서 빈 곳이 별로 없는 회사라면 CF는 파워스포츠와 글로벌 합작 쪽이 유난히 강한 회사라고 보는 편이 맞다.
론신은 또 성격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VOGE 때문에 모터사이클 제조사로 먼저 알려져 있지만 실제 사업구조를 보면 엔진과 범용동력 쪽이 훨씬 깊다. BMW 엔진을 생산하고 C400 계열,650,800 준리터급 완성차 생산까지 맡아왔으며, 소배기량 이륜차와 외부 엔진 공급, ATV와 각종 범용동력 사업을 깔아놓은 상태에서 VOGE를 통해 대배기량 레저 시장까지 올라왔다.
이렇게 보면 같은 1군 안에서도 세 회사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QJ는 전체 사업의 균형이 좋고, CF는 파워스포츠와 글로벌 합작에서 강하며, 론신은 엔진과 OEM, 범용동력이라는 제조업의 기반이 특히 강하다.
하지만 세 회사 모두 생활·상업용 대량생산과 프리미엄 레저라는 양쪽 끝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2군이 갈린다.
종쉔이나 하우주는 절대 작은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소형 상업용과 대량생산 경험만 보면 웬만한 신생 제조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 정도다.
하지만 현재 QJ나 CF처럼 대배기량 고성능 레저 영역까지 폭넓게 올라왔느냐고 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
KOVE와 ZXMOTO는 정반대다.
최근 이 회사들이 보여주는 고성능 모델과 레이스 활동을 보면 기술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이다. 다만 수십 년 동안 생활형 모터사이클을 대량생산하면서 만들어진 산업기반이나 대규모 엔진 공급사업, OEM 같은 밑단은 아직 1군과 비교하기 어렵다.
ZONTES를 만드는 Tayo도 자체 엔진과 주조, 가공, 프레임 등 제조 내재화 수준이 상당히 높고 엔진 OEM까지 하는 회사지만, 전체 사업의 폭과 글로벌 산업규모를 놓고 보면 역시 QJ·CF·론신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2군은 제품을 못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특정 분야만 놓고 보면 1군 못지않거나 더 재미있는 회사도 있다.
차이는 제조업 전체를 펼쳐놨을 때 어느 한쪽에 아직 비어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3군, 제일 아래에는 중국의 수많은 어셈블리 업체가 있다.
자체 엔진이나 플랫폼을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이미 중국 시장에 깔려 있는 엔진과 ECU, ABS, 서스펜션, 브레이크, 계기판 같은 부품을 공급받아 완성차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나는 굳이 이 업체들을 하나씩 가져다가 3군 명단을 만들 생각은 없다.
이들을 싸구려 조립업체라고 무시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이 있어야 지금의 중국 이륜차 산업구조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125cc급은 중국이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물량을 만들어온 분야라 엔진부터 전장과 섀시 부품까지 공급망 자체의 수준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왔다.
그래서 이름 없는 작은 업체라도 검증된 엔진과 부품을 잘 골라 사용하고 조립과 QC만 제대로 하면 적어도 기본 이상은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이 사용하는 엔진과 부품을 누가 공급하는지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결국 상당수가 중국의 대형 엔진·부품 제조사다.
중소 완성차 업체가 이들의 엔진과 부품을 계속 사주니 대형 제조사는 자기 완성차 판매량보다 훨씬 큰 생산규모를 만들 수 있고, 생산량이 커지면서 단가는 다시 내려간다.
그 저렴해진 부품을 다른 업체가 또 가져다가 사용한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이 작은 업체들은 필요하다.
QJ 같은 회사가 연간 몇백 대 팔릴지 모르는 특정 국가용 125cc 하나를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금형을 만들기는 어렵다(아주 예외적으로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SRK-R 421CC 모델을 399CC로 별도 공급하기도 함.) 작은 업체들은 이미 존재하는 엔진과 부품을 조합해 이런 시장에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동남아에서 원하는 언더본이 있으면 만들고, 남미에서 저렴한 듀얼퍼퍼스가 필요하면 그것도 만든다.
유럽의 작은 125cc 레트로 시장이나 특정 수입업자가 요구하는 사양에도 대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 중 하나가 예상외로 잘 팔리면서 시장이 커지면 그때 더 큰 제조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이런 업체들을 중국 이륜차 산업의 모세혈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손대기 어려운 작은 시장을 채워주면서 동시에 거대한 중국 부품산업의 고객 역할도 한다.
중국에 이름 모를 오토바이 회사가 그렇게 많은 것은 단순히 난립하고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런 회사까지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밑에 공급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제품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동남아나 남미에서 현지 구매력에 맞춰 저렴한 이동수단으로 판매되는 것과 한국에서 1·2군 제조사의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200만원대에 괜찮은 125cc 신차를 공급한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브랜드보다 가격과 유지비가 중요한 소비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체 엔진도 없고 장기간 검증된 글로벌 사업기반도 없는 어셈블리 제조사의 제품을 가져와 외장과 브랜드를 꾸민 뒤 1·2군 제품에 가까운 가격을 받는다면 그때부터는 제조사의 체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엔진과 플랫폼을 누가 만들었는지, 제조사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지, 부품을 장기간 공급할 수 있는지, 국내 수입사가 철수했을 때 제품을 유지할 방법이 있는지까지 가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3군이라서 나쁜 것이 아니다. 중국 산업에서는 분명히 필요한 회사들이고, 지금의 중국 이륜차 공급망이 이 정도까지 성장하는 데에도 역할을 했다.
문제는 제품의 출신과 제조사의 체급에 비해 가격이 어디에 붙어 있느냐다.
중국 이륜차 산업이 무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몇몇 대기업이 좋은 바이크를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위에서는 대형 제조사가 엔진과 완성차를 개발하고 그 아래에서는 수많은 업체가 그 엔진과 부품을 이용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한다. 거기서 물량이 만들어지면 공급망은 더 싸지고 더 좋아진다.
지금 중국의 경쟁력은 특정 바이크 한 대가 아니라 이런 구조 자체에 있다.
끝으로 중국 오토바이의 공세는 앞으로 더 강력해질것이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가 있다.
한 두푼 하는 옷가지도 아니고 수백만원 하는 승용, 또는 상용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유지보수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는 수입사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팔고땡이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한 3군 제조사(때에 따라선 2군도 포함)들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처음엔 좀 뜨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소리소문 없이 브랜드가 통째로 사라지는 사례가 수도없이 존재해왔고 3군 제조사 제품들의 QC가 엉망이거나 자체적인 품질 결함 또한 있어왔다.
중국에는 우리가 이름조차 모르는 수많은 오토바이 제조사가 있고, 그중에는 외부에서 엔진과 주요 부품을 공급받아 완성차를 조립하는 업체도 있는 반면 엔진 개발부터 완성차 생산, 해외 OEM과 전동화 사업까지 전부 직접 하는 대형 제조사도 있다.
나는 중국 제조사들을 볼 때 개별 모델의 품질보다는 이 회사가 가진 제조업의 범위를 먼저 본다. 이 기준으로 보면 현재 중국 이륜차 업계에서 확실한 1군이라고 할 만한 회사는 QJ, CFMOTO, 론신 정도다.
이 세 회사의 공통점은 단순히 대배기량 오토바이를 잘 만든다는 게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건 주로 스포츠바이크나 대배기량 레저 모델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 실제로 큰 물량이 움직이는 시장은 125cc급 커뮤터나 스쿠터, 언더본 같은 생활·상업용 시장이다.
1군 업체들은 이런 시장에서 대량생산으로 돈을 벌면서 동시에 대배기량 레저 시장까지 올라와 있고, 자체 엔진 개발과 외부 공급, OEM, 전동화, 해외 생산 같은 사업까지 함께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QJ는 상당히 재미있는 회사다.
모든 분야에서 1등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사업구조를 펼쳐놓고 보면 유독 빈 곳을 찾기가 어렵다.
소형 커뮤터와 스쿠터 같은 대량생산 제품부터 중대형 레저 바이크까지 라인업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는 4기통과 V4 같은 고성능 다기통 엔진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 이륜차와 ATV 사업이 있고, 자체 개발한 엔진을 자사 완성차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다른 업체에 엔진과 어셈블리, 관련 부품 형태로 공급하는 사업도 상당하다.
해외사업도 이미 꽤 오래됐다. Benelli를 인수한 것이 2005년이고, 지금은 QJMOTOR라는 자체 브랜드까지 세계시장에 깔고 있다. 2025년 Qianjiang의 전체 판매량 약 43만7천 대 가운데 약 23만9천 대가 수출이었으니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제조법인과 생산기지까지 구축했다.
그래서 내가 QJ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어떤 특정 모델 하나가 잘 나와서가 아니다. 상업용 대량생산부터 프리미엄 레저, 엔진사업, 부품공급, OEM, 전동화, 해외 생산까지 제조사가 할 수 있는 사업 대부분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ATV와 UTV는 이미 사업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판매규모와 유통망을 CFMOTO와 비교하기에는 아직 차이가 크다. 이 부분은 그냥 CF가 너무 강하다고 보는 게 맞다.
CFMOTO는 중국 ATV 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오토바이 사업까지 함께 성장시킨 회사다. 450급 스포츠바이크에서 675 3기통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V4까지 개발하고 있다.
전기 이륜차는 ZEEHO를 통해 키우고 있으며, KTM과 합작 생산체계를 만든 데 이어 Yamaha와도 중국에서 합작사를 운영한다. QJ가 전체 사업에서 빈 곳이 별로 없는 회사라면 CF는 파워스포츠와 글로벌 합작 쪽이 유난히 강한 회사라고 보는 편이 맞다.
론신은 또 성격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VOGE 때문에 모터사이클 제조사로 먼저 알려져 있지만 실제 사업구조를 보면 엔진과 범용동력 쪽이 훨씬 깊다. BMW 엔진을 생산하고 C400 계열,650,800 준리터급 완성차 생산까지 맡아왔으며, 소배기량 이륜차와 외부 엔진 공급, ATV와 각종 범용동력 사업을 깔아놓은 상태에서 VOGE를 통해 대배기량 레저 시장까지 올라왔다.
이렇게 보면 같은 1군 안에서도 세 회사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QJ는 전체 사업의 균형이 좋고, CF는 파워스포츠와 글로벌 합작에서 강하며, 론신은 엔진과 OEM, 범용동력이라는 제조업의 기반이 특히 강하다.
하지만 세 회사 모두 생활·상업용 대량생산과 프리미엄 레저라는 양쪽 끝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2군이 갈린다.
종쉔이나 하우주는 절대 작은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소형 상업용과 대량생산 경험만 보면 웬만한 신생 제조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 정도다.
하지만 현재 QJ나 CF처럼 대배기량 고성능 레저 영역까지 폭넓게 올라왔느냐고 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
KOVE와 ZXMOTO는 정반대다.
최근 이 회사들이 보여주는 고성능 모델과 레이스 활동을 보면 기술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이다. 다만 수십 년 동안 생활형 모터사이클을 대량생산하면서 만들어진 산업기반이나 대규모 엔진 공급사업, OEM 같은 밑단은 아직 1군과 비교하기 어렵다.
ZONTES를 만드는 Tayo도 자체 엔진과 주조, 가공, 프레임 등 제조 내재화 수준이 상당히 높고 엔진 OEM까지 하는 회사지만, 전체 사업의 폭과 글로벌 산업규모를 놓고 보면 역시 QJ·CF·론신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2군은 제품을 못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특정 분야만 놓고 보면 1군 못지않거나 더 재미있는 회사도 있다.
차이는 제조업 전체를 펼쳐놨을 때 어느 한쪽에 아직 비어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3군, 제일 아래에는 중국의 수많은 어셈블리 업체가 있다.
자체 엔진이나 플랫폼을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이미 중국 시장에 깔려 있는 엔진과 ECU, ABS, 서스펜션, 브레이크, 계기판 같은 부품을 공급받아 완성차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나는 굳이 이 업체들을 하나씩 가져다가 3군 명단을 만들 생각은 없다.
이들을 싸구려 조립업체라고 무시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이 있어야 지금의 중국 이륜차 산업구조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125cc급은 중국이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물량을 만들어온 분야라 엔진부터 전장과 섀시 부품까지 공급망 자체의 수준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왔다.
그래서 이름 없는 작은 업체라도 검증된 엔진과 부품을 잘 골라 사용하고 조립과 QC만 제대로 하면 적어도 기본 이상은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이 사용하는 엔진과 부품을 누가 공급하는지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결국 상당수가 중국의 대형 엔진·부품 제조사다.
중소 완성차 업체가 이들의 엔진과 부품을 계속 사주니 대형 제조사는 자기 완성차 판매량보다 훨씬 큰 생산규모를 만들 수 있고, 생산량이 커지면서 단가는 다시 내려간다.
그 저렴해진 부품을 다른 업체가 또 가져다가 사용한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이 작은 업체들은 필요하다.
QJ 같은 회사가 연간 몇백 대 팔릴지 모르는 특정 국가용 125cc 하나를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금형을 만들기는 어렵다(아주 예외적으로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SRK-R 421CC 모델을 399CC로 별도 공급하기도 함.) 작은 업체들은 이미 존재하는 엔진과 부품을 조합해 이런 시장에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동남아에서 원하는 언더본이 있으면 만들고, 남미에서 저렴한 듀얼퍼퍼스가 필요하면 그것도 만든다.
유럽의 작은 125cc 레트로 시장이나 특정 수입업자가 요구하는 사양에도 대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 중 하나가 예상외로 잘 팔리면서 시장이 커지면 그때 더 큰 제조사가 들어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이런 업체들을 중국 이륜차 산업의 모세혈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손대기 어려운 작은 시장을 채워주면서 동시에 거대한 중국 부품산업의 고객 역할도 한다.
중국에 이름 모를 오토바이 회사가 그렇게 많은 것은 단순히 난립하고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런 회사까지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밑에 공급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제품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동남아나 남미에서 현지 구매력에 맞춰 저렴한 이동수단으로 판매되는 것과 한국에서 1·2군 제조사의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200만원대에 괜찮은 125cc 신차를 공급한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브랜드보다 가격과 유지비가 중요한 소비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체 엔진도 없고 장기간 검증된 글로벌 사업기반도 없는 어셈블리 제조사의 제품을 가져와 외장과 브랜드를 꾸민 뒤 1·2군 제품에 가까운 가격을 받는다면 그때부터는 제조사의 체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엔진과 플랫폼을 누가 만들었는지, 제조사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지, 부품을 장기간 공급할 수 있는지, 국내 수입사가 철수했을 때 제품을 유지할 방법이 있는지까지 가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3군이라서 나쁜 것이 아니다. 중국 산업에서는 분명히 필요한 회사들이고, 지금의 중국 이륜차 공급망이 이 정도까지 성장하는 데에도 역할을 했다.
문제는 제품의 출신과 제조사의 체급에 비해 가격이 어디에 붙어 있느냐다.
중국 이륜차 산업이 무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몇몇 대기업이 좋은 바이크를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위에서는 대형 제조사가 엔진과 완성차를 개발하고 그 아래에서는 수많은 업체가 그 엔진과 부품을 이용해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한다. 거기서 물량이 만들어지면 공급망은 더 싸지고 더 좋아진다.
지금 중국의 경쟁력은 특정 바이크 한 대가 아니라 이런 구조 자체에 있다.
끝으로 중국 오토바이의 공세는 앞으로 더 강력해질것이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가 있다.
한 두푼 하는 옷가지도 아니고 수백만원 하는 승용, 또는 상용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유지보수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는 수입사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팔고땡이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한 3군 제조사(때에 따라선 2군도 포함)들의 차량을 판매하면서 처음엔 좀 뜨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소리소문 없이 브랜드가 통째로 사라지는 사례가 수도없이 존재해왔고 3군 제조사 제품들의 QC가 엉망이거나 자체적인 품질 결함 또한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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