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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뜯어 먹히는 남자 |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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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뜯어 먹히는 남자 |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조회수 1,188
영상 설명 · 눌러서 펼치기
독수리 발톱이 사람 얼굴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부리는 옆구리를 파고 들어갔고, 그 자리가 붉습니다.
사람보다 큰 그림입니다. 세로 2m 40. 루벤스가 그린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지금은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 죽는 게 아닙니다.
낮에 독수리가 간을 먹으면, 밤에 먹은 만큼 그대로 다시 자랍니다.
그러면 내일 아침 똑같은 새가 똑같은 자리로 옵니다. 죽지 못하는 것, 그게 벌이었습니다.

왜 이런 벌을 받았느냐면 불을 훔쳤기 때문입니다.
제우스가 감춰 둔 불을 꺼내 사람들에게 줬어요.
훔친 방법까지 적혀 있습니다. 속이 빈 풀줄기 안에 불씨를 넣었다고 합니다.

하필 간이었던 데는 따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간을 영혼이 들어 있는 자리로 봤어요. 매일 영혼을 파먹힌 셈입니다.

손목에는 쇠사슬이 감겨 있고 주먹은 꽉 쥐었습니다.
다리는 허공에서 뒤틀려 있어 디딜 데가 없습니다.
얼굴은 뒤로 젖혀졌고, 발톱 3개가 얼굴을 덮었는데 하나가 눈 바로 옆입니다.
그런데 눈은 감지 않았습니다. 지금 자기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뜬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본 당시 사람이 이렇게 썼습니다.
"묶여 있는 저 먹이가 붙잡아 두지 않았다면, 저 새는 보는 사람한테 달려들었을 것이다.
공포가 보는 사람을 사로잡는다."

그럴 만합니다. 저 독수리는 루벤스가 그린 게 아니거든요.
루벤스가 편지에 직접 썼습니다. "원작은 내 손으로, 독수리는 스니더스가."
프란스 스니더스, 짐승 그리는 걸로 이름난 화가였습니다.
사람은 루벤스가 맡고 짐승은 스니더스가 맡은 겁니다.

루벤스는 이 그림을 1612년 무렵에 시작해 1618년에야 끝냈습니다. 6년입니다.
그리고 끝낸 그 해에 남의 손으로 넘겼어요. 그 편지가 바로 넘기면서 쓴 것입니다.
영국 사람이 모아 둔 고대 조각을 통째로 받고 그림 여러 점을 내줬습니다.
그림하고 조각을 맞바꾼 겁니다.

마지막으로 화면 왼쪽 아래를 보세요.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 구석입니다.
막대기가 비스듬히 놓여 있고 그 끝에서 불이 타고 있습니다.
그가 불을 담아 왔다는 것이 바로 저렇게 속이 빈 줄기였습니다.

몸은 저렇게 됐는데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요.
내일도 새는 옵니다. 그런데 저 불도 그대로 있습니다.

■ 타임스탬프
0:00 발톱이 얼굴을, 부리가 옆구리를
0:06 세로 2m 40 — 필라델피아 미술관
0:13 죽는 게 아니다 — 간은 다시 자란다
0:20 내일 아침 똑같은 새가 온다
0:25 불을 훔쳤다 — 속이 빈 풀줄기
0:34 하필 간이었던 이유
0:42 쇠사슬과 주먹
0:46 허공에 뜬 다리
0:49 발톱 3개, 하나가 눈 옆
0:53 그런데 눈은 감지 않았다
0:59 당시 사람이 남긴 기록
1:08 이 독수리는 루벤스가 그리지 않았다
1:15 프란스 스니더스
1:22 1612년에 시작해 1618년에 끝냈다
1:33 그림과 고대 조각을 맞바꿨다
1:39 화면 왼쪽 아래 구석
1:43 막대기 끝에서 타는 불
1:50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 참고 자료
· 필라델피아 미술관 공식 데이터 (제목·재질·치수·연대·소장번호·퍼블릭도메인)
https://www.philamuseum.org/collection/object/104468
· 루벤스 → 더들리 칼턴 경 편지, 1618 — "Original by my own hand, and the eagle done by Snyders. 500 florins."
(Freedberg, *Peter Paul Rubens Oil Paintings and Oil Sketches*, Columbia)
· 도미니쿠스 바우디우스(라이덴 대학 교수)의 시 — Woollett 외, *Rubens & Brueghel: A Working Friendship*,
J. Paul Getty Museum, 2006
· White, *Peter Paul Rubens: Man & Artist* (스니더스 = 동물·사냥 그림의 대가)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일과 날』 (Evelyn-White 1914) — 속이 빈 회향 줄기, 밤에 다시 자라는 간
· 아이스킬로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 프로메테우스 본인의 대사, 각주 16(프로클로스)
· Tiniakos 외, *Journal of Hepatology* 53(2), 2010, pp.357–61 (그리스인이 본 간)
· 화면 실측 — 41.7MP 원본(6085×6853) 확대 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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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의 그림은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공개한 퍼블릭도메인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스니더스 초상은 안토니 반 다이크, 루벤스 자화상은 루벤스하우스 소장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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