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들고 새벽 3시 부엌에 20분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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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들고 새벽 3시 부엌에 20분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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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러 나간 사람이 슬리퍼를 들고 새벽 3시 부엌에 20분을 서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은 그래 봤을 거예요 오늘은 그놈 눈으로 봅니다. 그 새벽 불을 켜는 순간 싱크대 위에 그놈이 있었어요 딱 눈이 마주칩니다. 슬리퍼를 집는 사이 그놈은 벌써 뒤돌아 있어요 왜 늘 먼저 알까요? 그런데 그놈은 눈으로 먼저 보는 게 아니에요 꼬리 끝 털 두 갈래가 바람을 들어요 슬리퍼가 미는 바람이 먼저 닿습니다. 그 신호는 뇌를 안 거쳐요 신경 줄을 타고 곧장 다리로 가요 눈 깜빡임의 10분의 1도 안 돼서 다리가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슬리퍼는 늘 빈 바닥만 콱 칩니다 그놈은 벌써 저만치 달려요. 그렇게 1초에 자기 몸길이에 50배를 달려요 사람으로 치면 1초만에 축구장 끝에서 끝을 달리는거에요. 그리고 싱크대 밑 틈으로 쏙 들어가는데
몸을 납작 눌러요 등판이 스르륵 내려앉아요 다리는 옆으로 쫙 펴집니다 몸 높이가 4분의 1이 돼요. 그 틈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틈 안은 벽 속 아파트예요 그놈들이 삽니다. 먼저 온 형제들이 꼬물꼬물 빽빽해요 한 마리 보이면 100마리라는 말이 여기서 나와요. 암컷은 지갑 같은 알집을 달고 다녀요 그 안에 30마리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다시 나와요 이번엔 신문지를 말아 들었습니다. 신문지도 바람을 밀어요 팍 내리쳐도 또 헛칩니다 이번엔 에프킬라를 꺼냈어요. 뿌리면 뒤집혀서 다리를 버둥거려요 죽은 걸까요? 죽은 게 아니에요 약에 신경 줄이 마비돼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1시간 뒤 가 보면 없어요 약이 덜 닿으면 다시 일어나 걸어갑니다
진짜 열받는 건 따로 있어요 여름밤엔 그놈이 날아옵니다. 날개는 평소엔 접어 둬요 더워지면 활짝 펴서 불빛 쪽으로 날아가요 사람이 아니라 불을 보고 온 겁니다. 슬리퍼도 신문지도 에프킬라도 소용없으니 사람은 결국 꾀를 쓰는데. 그 꾀가 부엌 구석의 작은 검은 집이에요 안에서 빵 냄새가 납니다. 그러면 그놈이 냄새를 맡고 쭈욱 달려가 덥석 뭅니다 빵이 아니라 독이에요 바람은 들어도 독은 못 가려요. 그리고 아파트로 돌아갑니다 그 몸에서 독이 형제들에게 옮아요 며칠 뒤 벽 속이 조용해집니다. 그렇게 슬리퍼를 들고 20분이나 서 있던 새벽이 끝났어요. 오늘날 그놈을 잡는 건 빵 냄새 나는 이 작은 바퀴벌레 약입니다.
몰아보기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kbDK9lFmZA
https://www.youtube.com/@lds4150
#그때그시절 #실화 #뒷이야기 #레트로 #더헬 #sh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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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열받는 건 따로 있어요 여름밤엔 그놈이 날아옵니다. 날개는 평소엔 접어 둬요 더워지면 활짝 펴서 불빛 쪽으로 날아가요 사람이 아니라 불을 보고 온 겁니다. 슬리퍼도 신문지도 에프킬라도 소용없으니 사람은 결국 꾀를 쓰는데. 그 꾀가 부엌 구석의 작은 검은 집이에요 안에서 빵 냄새가 납니다. 그러면 그놈이 냄새를 맡고 쭈욱 달려가 덥석 뭅니다 빵이 아니라 독이에요 바람은 들어도 독은 못 가려요. 그리고 아파트로 돌아갑니다 그 몸에서 독이 형제들에게 옮아요 며칠 뒤 벽 속이 조용해집니다. 그렇게 슬리퍼를 들고 20분이나 서 있던 새벽이 끝났어요. 오늘날 그놈을 잡는 건 빵 냄새 나는 이 작은 바퀴벌레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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