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에 찍어 먹던 문어가 수족관을 탈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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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에 찍어 먹던 문어가 수족관을 탈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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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어를 초장에 찍어 먹기만 했어요 이 녀석이 배수관으로 탈출하는 줄도 모르고. 뉴질랜드 수족관에서 정말 있었던 일이에요 오늘은 이 녀석 눈으로 따라가 봅니다. 밤이 되자 수조 뚜껑이 한 뼘 열려 있어요 불이 꺼지자 살금살금 올라갑니다. 틈은 한 뼘인데 몸은 공만 해요 어떻게 빠져나갈까요? 부리만 빠져나가면 됩니다 몸에 뼈가 하나도 없고 딱딱한 건 입의 부리 하나뿐이에요 부리가 지나가면 온몸이 쭈욱 따라 나와요. 틈을 빠져나오자 마른 바닥이에요 쩍쩍 소리를 내며 어둠 속을 기어갑니다. 바닥 끝 동그란 배수구를 찾아 쏙 들어가는데. 캄캄한 관 50미터를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관 끝을 빠져나오자 넓은 바다가 확 펼쳐집니다.
짠 바닷물이 온몸에 닿아요 이제 숨이 한결 편해집니다. 바다에 나온 문어는 매일 쫓겨요 바위 틈마다 곰치가 숨어 있습니다. 긴 곰치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뒤를 쫓아옵니다. 빨리 헤엄쳐서 달아나면 되지 않냐고요? 심장은 셋이고 피는 파란색이에요 그런데 헤엄칠 땐 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 하나가 멈춥니다. 헤엄칠수록 힘이 빠져요 곰치 입이 점점 커집니다. 남은 방법은 하나예요 저는 이 장면에서 손에 땀이 납니다. 몸통에 머금은 물을 뒤로 팍 뿜어요 까만 먹물까지 한꺼번에 쏟아냅니다. 먹물 구름 너머 바위 틈으로 쏙 파고듭니다.
곰치 턱이 틈 앞에서 콱 닫힙니다 하지만 입안에 남은 건 까만 먹물뿐이에요. 틈 속에서 피부 색도 바꿉니다 작은 색 주머니를 근육이 잡아당겨 펼치면 눈 깜빡할 새 바위 색이 돼요. 곰치가 코앞을 지나가요 바위 한 덩이로만 보고 그냥 갑니다. 수족관은 끝내 이 녀석을 다시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제 숙회 접시 앞에서 조금 숙연해져요. 이렇게 안 잡히는 녀석을 옛 어부들은 어떻게 잡았을까요? 줄에 맨 항아리 하나로 잡았습니다. 어둡고 좁은 구멍을 제 집인 줄 알고 쏙 들어가요. 이 녀석이 수족관에 온 것도 가재 잡는 통 속에 스스로 들어가 있어서였습니다. 오늘날 문어가 스스로 들어가는 이 항아리를 문어단지라 부릅니다.
몰아보기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kbDK9lFmZA
https://www.youtube.com/@lds4150
#그때그시절 #실화 #뒷이야기 #레트로 #더헬 #sh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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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바닷물이 온몸에 닿아요 이제 숨이 한결 편해집니다. 바다에 나온 문어는 매일 쫓겨요 바위 틈마다 곰치가 숨어 있습니다. 긴 곰치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뒤를 쫓아옵니다. 빨리 헤엄쳐서 달아나면 되지 않냐고요? 심장은 셋이고 피는 파란색이에요 그런데 헤엄칠 땐 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 하나가 멈춥니다. 헤엄칠수록 힘이 빠져요 곰치 입이 점점 커집니다. 남은 방법은 하나예요 저는 이 장면에서 손에 땀이 납니다. 몸통에 머금은 물을 뒤로 팍 뿜어요 까만 먹물까지 한꺼번에 쏟아냅니다. 먹물 구름 너머 바위 틈으로 쏙 파고듭니다.
곰치 턱이 틈 앞에서 콱 닫힙니다 하지만 입안에 남은 건 까만 먹물뿐이에요. 틈 속에서 피부 색도 바꿉니다 작은 색 주머니를 근육이 잡아당겨 펼치면 눈 깜빡할 새 바위 색이 돼요. 곰치가 코앞을 지나가요 바위 한 덩이로만 보고 그냥 갑니다. 수족관은 끝내 이 녀석을 다시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제 숙회 접시 앞에서 조금 숙연해져요. 이렇게 안 잡히는 녀석을 옛 어부들은 어떻게 잡았을까요? 줄에 맨 항아리 하나로 잡았습니다. 어둡고 좁은 구멍을 제 집인 줄 알고 쏙 들어가요. 이 녀석이 수족관에 온 것도 가재 잡는 통 속에 스스로 들어가 있어서였습니다. 오늘날 문어가 스스로 들어가는 이 항아리를 문어단지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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